[피해자가 될 수 있다]  ‘스토킹 살인’ 방어망 붕괴와 관계성 범죄의 복합적 뇌관

4차례 신고·잠정조치 4호 집행에도 막지 못한 참변… 전자발찌 종료 직후 ‘위험 평가 공백’ 사각지대 노출

해외 사법 대응 체계의 시사점… 英 ‘다마(DARA)’·美 ‘VAWA’가 증명한 민형사 분쟁 연계 모니터링의 필요성

언론사 연합 취재단 팩트체크 “귀중한 생명 침해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불가… 단편적 분리 넘어 다각적 위험 중재망 시급”

 [뉴스 요약]

 

스토킹 피해로 인한 접근금지와 잠정조치 4호(구치소 유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처분까지 내려졌던 가해자가 전자발찌 부착 종료 불과 2주 만에 전 연인을 살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4차례 신고와 살인미수 정황에도 불구하고 암 수술 병력을 이유로 한 검찰의 구속영장 미청구, 전자감시 종료 후 피해자 보호조치 자동 소멸 등 기계적 사법 행정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동시에 관계성 범죄의 이면에서 빈번히 관찰되는 민사소송 및 재산 가압류, 질병 악화 등 극단적 갈등 요인이 결합된 복합적 위험성을 정밀하게 평가하지 못한 채 물리적 분리에만 의존한 한계가 지적된다. 향후 중대 인명 범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해외 선진국의 다기관 합동 위험 평가(MARAC) 모델과 전자장치 해제 후 단계적 완충 관리 체계의 제도화가 시급하다.

[심층 팩트체크] 전자발찌 해제 2주 만의 비극… ‘스토킹 살인’ 방어망 붕괴와 관계성 범죄의 복합적 뇌관

 

-4차례 신고·잠정조치 4호 집행에도 막지 못한 참변… 전자발찌 종료 직후 ‘위험 평가 공백’ 사각지대 노출

 

-해외 사법 대응 체계의 시사점… 英 ‘다마(DARA)’·美 ‘VAWA’가 증명한 민형사 분쟁 연계 모니터링의 필요성

 

-언론사 연합 취재단 팩트체크 “귀중한 생명 침해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불가… 단편적 분리 넘어 다각적 위험 중재망 시급”

 

스토킹 피해자의 반복된 구조 요청과 사법당국의 법적 강제조치가 가동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 장치가 해제되자마자 피해자가 살해당하는 치명적인 사법 공백 사태가 또다시 발생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지난 5일 은평구 다세대주택에서 전 연인이었던 7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60대 남성 B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피해자 A씨는 숨진 채 발견되었고, B씨 역시 현장에서 중태에 빠진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피해자가 수개월간 4차례나 경찰에 신변 보호와 피해 사실을 호소하고 법원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까지 집행되었으나, 부착 기간 만료 불과 14일 만에 참극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가 피해자 보호망의 구조적 한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본지 메디컬라이프(Medical Life)와 언론사 연합 법조·의학취재단이 사건의 전말과 수사 기록을 정밀 추적한 바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5개월에 걸쳐 위험 신호가 지속해서 증폭되어 온 전형적인 고위험 관계성 범죄였다. 

 

A씨는 지난 6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스토킹 피해를 신고했고, 경찰은 B씨에게 100m 이내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1·2·3호를 처분하고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이어 7월 B씨가 스마트워치 착용 상태의 A씨를 다시 찾아와 폭행을 가하자 경찰은 긴급체포 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사법 처리 과정에서 첫 번째 균열이 발생했다. 

 

관할 검찰청(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추가적인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점과 B씨가 최근 암 수술을 받아 건강 상태가 위중하다는 이유를 들어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반려했다. 

이후 경찰은 B씨를 구치소에 한 달간 유치하는 잠정조치 4호를 신청해 집행했고, 8월 하순 석방과 동시에 10월 22일까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처분을 병행했다. 문제는 전자발찌 부착 종료 이후였다. 

경찰은 A씨를 최고 위험 단계인 'A등급'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27차례 모니터링을 진행했으나, 10월 22일 전자발찌 착용 기간이 종료된 후 피해자의 별도 연장 요청이 없었다는 이유로 능동적인 안전조치를 종결했다. 

전자 감시라는 물리적 억제력이 사라진 공백기, 가해자의 잠재된 공격성이 폭발하며 살인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관계성 범죄의 파국적 전개는 결코 한순간의 충동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형사사법 전문가들과 임상심리학계는 관계성 범죄를 유발하고 극단으로 치닫게 만드는 배후의 다층적 갈등 요인을 정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흉포한 살인 행위는 인간의 가장 존엄한 기본권인 생명을 영구히 앗아간 행위로서 법적으로 어떠한 참작의 여지도 없는 중대 범죄이지만, 사건의 구조적 경로를 분석해 보면 단순한 집착을 넘어선 복합적인 민형사상 대립이 깔려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피의자 측 및 주변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진술에 따르면, 두 사람 사이에는 단순한 결별 갈등을 넘어 장기간에 걸친 재산 분쟁과 소송전이 얽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속적인 민사소송 제기와 재산 가압류 등 경제적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B씨가 암 수술을 받으며 신체적·정신적 한계 상태에 내몰렸고, 극심한 채무 압박과 질병으로 인한 통증, 관계 단절의 고립감이 맞물리며 이성적 통제력을 상실한 채 극단적 적대감을 키워갔다는 정황도 제기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적 절차를 통한 권리 행사는 정당한 권리이지만, 고령의 중증 환자나 한계 상황에 놓인 당사자 사이에서 감정적 완충 장치 없이 극한의 법적 분쟁과 재산 압류가 지속될 경우, 이것이 역설적으로 피의자의 분노 조절 체계를 마비시키는 파괴적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즉, 단순한 스토킹 범죄로만 사건을 단순화해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갈등의 이면에 내재된 민사상 분쟁과 당사자의 심신 건강 상태를 포괄하는 정밀한 위험성 평가가 선행되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관계성 범죄의 이러한 복합적 특성을 반영하여 정교한 사법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 등 주요국의 형사사법 연구에 따르면, 접근금지 명령이나 전자 감시는 가해자의 신체적 이동을 일시적으로 제한할 뿐 내면에 축적된 살의나 적대감을 치료하거나 해소하지 못한다. 오히려 전자 감시가 풀리는 시점이 피해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보복의 골든타임'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다수의 범죄학 논문을 통해 실증된 바 있다.

 

영국 정부가 운용 중인 ‘다마(DARA, Domestic Abuse Risk Assessment)’ 시스템과 다기관 합동 평가 회의인 ‘마락(MARAC, Multi-Agency Risk Assessment Conferences)’이 대표적 선례다. 영국은 고위험 관계성 범죄 발생 시 경찰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기관, 정신건강 전문가, 사회복지사, 주거 지원 기구가 한자리에 모여 가해자와 피해자의 상태를 입체적으로 평가한다. 

 

가해자가 암 등 중증 질환을 앓고 있거나 실직, 파산, 민사소송 등 극단적 스트레스 인자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단순 방면이나 단순 전자 감시에 그치지 않고 사법적 개입과 의료적 격리, 분쟁 중재 프로그램을 동시에 가동한다. 또한 미국 역시 ‘여성폭력방지법(VAWA)’에 기반하여 전자 감시 종료 이후에도 위험 평가 점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피해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사법당국이 직권으로 보호관찰 기간을 연장하고 단계적 완충망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 현행 제도는 전자발찌 부착 기간이 만료되면 피해자가 공포에 질려 능동적인 요청을 하지 못하거나 상황을 낙관할 경우, 경찰의 공식 안전조치가 기계적으로 종료되는 입법적 사각지대를 방치해 왔다. 

더구나 피의자의 암 투병 등 건강 이상을 구속영장 기각의 사유로 삼으면서도, 정작 중증 질환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신변 비관이 타인을 향한 극단적 폭력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치료 감호나 사법 통제 대책도 연계하지 않았다.

 

언론사 연합 법조·의학취재단은 "어떠한 갈등과 개인적 억울함, 건강 악화가 존재했다 하더라도 한 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무참히 짓밟은 살인 행위는 법의 엄정한 심판을 피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면서도, "그러나 사건마다 반복되는 '신고 후 살해'라는 비극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경찰과 검찰, 법원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적 역학을 단순한 분리 조치로만 끝내려는 관성적 행정을 즉각 멈춰야 한다"라고 팩트체크했다. 이어 "민형사 소송이 복합적으로 얽힌 관계성 범죄의 경우 재산 분쟁과 신체 질환 등 공격성을 증폭시키는 매개 변수들을 통합적으로 평가하는 '통합 위험 스크리닝 지표'를 신설하고, 전자발찌 해제 이후에도 최소 수개월간 사법당국이 의무적으로 사후 안전을 확인하는 직권 보호 프로토콜이 조속히 법제화되어야 한다"라고 강력히 제언했다.

 

보건 의료 및 법조 전문 언론사 메디컬라이프(Medical Life)는 향후 관계성 범죄에 대한 수사당국의 영장 청구 기준 개선안과 피해자 보호제도의 법 개정 추이를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며,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망 확립을 위한 심층 탐사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작성 2026.11.06 13:16 수정 2026.11.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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