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소감과 습관적 연결어가 신호… AI킬러가 짚은 '기계 글처럼 읽히는' 문장 버릇 넷

같은 결말, 이음말 남용, 경험 없는 일반론, 고른 문장 길이부터 고치면 점수가 가장 먼저 내려간다

물음표가 붙은 ‘AI’ 손글씨. 반복되는 소감형 마무리와 연결어는 AI 글로 의심받기 쉽다.

 

문단이 끝날 때마다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로 마무리되는 자기소개서는 지원자가 한 글자씩 직접 썼더라도 기계가 만든 글처럼 읽히기 쉽다.

 

내용이 아무리 진솔해도 끝맺는 모양이 판에 박혀 있으면 읽는 쪽은 형식부터 의심하게 된다. 한국어 전용 판별 서비스 AI킬러는 점수와 함께 이런 문장 버릇을 짚어 주는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운영사인 주식회사 에이디엑스스튜디오는 2일 서비스 두 달 현황을 공개하며 이 안내 기능을 소개했다.

 

지난 9월 문을 연 뒤 쌓인 검사는 8만 8천 건을 웃돌고 회원은 4,400명을 넘겼다. 회사는 점수를 받아 든 이용자가 다음에 무엇을 고칠지 알게 하는 일이 숫자 자체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결과와 함께 습관 안내를 붙였다.

 

AI킬러가 꼽는 습관은 모두 네 갈래다. 같은 소감으로 문단을 닫는 버릇, 이음말을 기계적으로 잇는 버릇, 경험이 빠진 일반론, 길이가 고른 문장의 행렬이 그것이다.

 

아래에서는 각 습관이 왜 판정 모델의 눈에 신호로 잡히는지, 어떤 순서로 손보면 점수가 먼저 움직이는지를 자기소개서에서 흔히 보이는 문장을 예로 들어 차례로 풀어 본다.

 

■ 문단마다 같은 소감으로 끝날 때

 

첫째 습관은 끝맺음이 매번 같은 틀로 돌아오는 것이다.

 

동아리 활동이나 인턴 경험을 소개한 뒤 '배웠습니다'나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로 정리하는 마무리가 한 편에 서너 번 이어지면, 읽는 사람은 내용보다 틀을 먼저 기억하게 된다. 문단마다 서로 다른 경험이 담겨 있다는 사실은 그 반복되는 틀에 묻혀 버리고 만다.

 

생성형 AI는 단락을 정돈된 교훈으로 닫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소감형 결말은 기계 글의 대표적인 흔적으로 꼽히고, 사람이 쓴 글이라도 같은 형식이 자주 되풀이되면 판정 모델이 그 구간을 의심 문장으로 표시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두 번 쓰는 것은 괜찮지만 같은 결말이 글 전체에 쌓이면 그 반복 자체가 신호로 읽힌다.

 

고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모든 문단에 교훈을 붙이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어떤 문단은 행동의 결과로, 어떤 문단은 다음 계획이나 구체적인 장면, 혹은 주변의 반응으로 끝내 보는 것이다. 결말의 모양만 서로 달라져도 글 전체의 리듬이 눈에 띄게 바뀌고, 읽는 사람의 시선도 내용으로 옮겨 간다.

 

소감은 정말 강조하고 싶은 한두 곳에만 남겨 두는 편이 낫다.

 

드물게 등장해야 그 문장이 지원자가 실제로 얻은 결론처럼 읽히고, 습관적으로 덧붙인 정리 문장이라는 인상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마지막 문단 하나에만 소감을 두고 나머지 문단은 행동과 결과로 끝내면, 글의 결론이 오히려 더 무게 있게 읽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AI킬러 결과 화면에서 하이라이트가 문단 끝 문장마다 하나씩 찍혀 있다면 이 버릇을 가장 먼저 의심해 볼 만하다.

 

이런 경우에는 끝 문장만 바꿔도 의심 구간이 여러 개 줄어드는 일이 많다. 같은 수정이 문단 수만큼 효과를 내는 셈이어서, 네 가지 습관 가운데 가장 손대기 쉽고 효과도 빨리 보이는 항목이다.

 

■ '또한·이를 통해·뿐만 아니라'가 줄줄이 이어질 때

 

둘째 습관은 이음말의 과용이다.

 

'또한', '이를 통해', '뿐만 아니라' 같은 표현은 문장 사이를 매끄럽게 이어 주는 장치지만, 문장마다 습관처럼 붙기 시작하면 논리를 잇는 역할보다 장식의 역할이 더 커진다. 읽는 쪽에서는 연결어가 많을수록 오히려 문장 사이의 실제 관계가 무엇인지 흐려지는 역효과가 난다.

 

AI가 만든 글은 문장과 문장 사이를 빈틈없이 메우는 데 익숙해, 이런 접속 표현이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쓴 글에도 이음말은 들어가지만 그 자리가 불규칙하고 쓰이는 낱말도 제각각이다. 결과 화면의 하이라이트가 이음말로 시작하는 문장에 몰려 있다면 다른 수정보다 이 버릇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

 

손볼 때는 이음말을 지운 상태로 앞뒤 문장을 이어 읽어 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내용이 이미 자연스럽게 맞물린다면 접속어는 없어도 되고, 꼭 필요한 자리에서만 문맥에 어울리는 다른 표현으로 바꿔 쓰면 충분하다. 지운 뒤 어색해지는 곳만 되살리면 남는 연결어는 처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문장 순서를 조금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원인을 먼저 말하고 결과를 뒤에 두면 '이를 통해' 같은 말을 넣지 않아도 인과가 드러나므로, 접속어에 기대던 연결을 내용의 흐름으로 대신할 수 있다.

 

두 문장을 하나로 합치거나 긴 문장 하나를 둘로 나누면 문장 길이도 자연스럽게 달라지는데, 이는 뒤에서 다룰 넷째 습관을 고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문단 첫머리에 놓인 이음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새 문단을 '뿐만 아니라'로 열면 앞 문단과의 경계가 흐려지고, 단락마다 같은 방식으로 시작하면 글 전체가 하나의 긴 나열처럼 보인다. 문단을 여는 문장은 접속어 대신 그 문단의 핵심 사실이나 장면으로 시작하는 편이 읽기에도 낫고 인상에도 오래 남는다.

 

■ 숫자와 이름이 빠진 문장, 길이가 똑같은 문장

 

셋째는 누구의 서류에 옮겨 놓아도 어색하지 않은 문장이다.

 

'팀원들과 협력해 목표를 달성했습니다'처럼 주어와 상황이 흐릿한 일반론은 성실해 보이지만 지원자 고유의 흔적이 없어서, 기계가 쓴 문장과 가려내기가 어렵다. 평가자 입장에서도 이런 문장은 비슷한 서류 더미 속에서 금세 묻혀 기억에 남지 않는다.

 

처방은 본인 경험의 구체적인 정보를 되살리는 것이다.

 

몇 명이 참여했는지, 기간이 얼마였는지, 어떤 프로젝트나 동아리, 대회였는지를 적으면 같은 내용이라도 그 사람만의 기록으로 바뀐다. AI킬러가 숫자와 이름의 유무를 점검 항목에 넣은 것도 이런 정보가 사람의 글을 가장 사람답게 만드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넷째 습관은 문장 길이가 지나치게 고른 것이다.

 

사람의 글은 짧게 끊는 문장과 길게 풀어 쓰는 문장이 섞여 자연스러운 굴곡을 만드는 반면, 기계가 만든 문단은 엇비슷한 길이의 문장이 줄지어 늘어서는 경우가 잦다. 눈으로 대강 훑기만 해도 줄 끝이 가지런히 맞는 문단이 여기에 해당하며, 읽을 때도 단조롭게 느껴진다.

 

길이를 조절할 때는 핵심을 던지는 짧은 문장 하나와 배경을 풀어 주는 긴 문장을 섞어 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글자 수에 맞춰 기계적으로 쪼개거나 붙이기보다는 소리 내어 읽으면서 숨이 차는 곳과 뚝 끊기는 곳을 찾아내는 편이 훨씬 자연스럽다. 이렇게 고친 문단은 뜻도 한층 또렷하게 전달되고 읽는 속도에도 완급이 생긴다.

 

셋째와 넷째 습관은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라 서로 맞물려 있기도 하다.

 

구체적인 숫자와 이름을 넣다 보면 문장마다 담기는 정보량이 달라지고, 그 결과 문장 길이도 저절로 들쭉날쭉해진다. 일반론을 경험으로 바꾸는 작업 하나가 두 가지 신호를 함께 낮추는 셈이어서, 시간이 부족할 때는 이 작업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 왜 버릇부터 손보면 점수가 빨리 내려가나

 

하이라이트가 글 여기저기 여러 문장에 걸쳐 있으면 이용자는 표시된 문장을 하나하나 전부 새로 쓰고 싶어진다.

 

하지만 AI킬러가 권하는 순서는 그 반대로, 개별 문장을 붙잡기 전에 글 전체에 퍼진 버릇을 먼저 걷어내라는 것이다. 표시된 문장을 모두 갈아엎으면 본인의 말투와 경험의 결까지 함께 사라질 위험도 있어서다.

 

이유는 습관의 성격에 있다. 네 가지 버릇은 특정 문장 하나가 아니라 글 곳곳에 되풀이해 나타나기 때문에, 버릇 하나를 정리하면 여러 개의 의심 구간이 한꺼번에 풀린다.

 

문장을 하나씩 붙잡고 고칠 때보다 적은 품으로 점수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 운영사의 설명이며, 손대는 범위가 좁아 원래 글의 결도 덜 다친다.

 

고친 효과는 숫자로 곧바로 드러난다.

 

이 검사기는 같은 글이라면 언제 넣어도 같은 점수를 돌려주도록 만들어져, 수정한 글을 다시 넣었을 때 점수가 달라졌다면 그 차이를 고스란히 수정의 결과로 읽으면 된다. 점수는 30점 아래가 사람 글 쪽, 70점 위가 AI 글 쪽이며 그 사이 구간은 사람과 AI의 특징이 섞인 혼합으로 해석한다.

 

다만 회사는 결과를 증거가 아닌 확률 신호로 안내하고, 사람이 쓴 글도 AI로 표시될 수 있다는 점을 화면에 함께 적어 둔다.

 

검사는 무료여서 로그인하지 않으면 하루 3회, 로그인하면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문장별 근거가 필요하면 유료 '정밀분석'을, 표현 손질을 맡기려면 '자소서 다듬기'를 고를 수 있다.

 

AI킬러는 서울 마포구에 자리한 에이디엑스스튜디오가 운영하며, 웹사이트(aikiller.app)에서 따로 설치하지 않고 바로 쓸 수 있다.

 

네 가지 버릇을 점검하는 일은 결국 검사를 넘기 위한 요령이라기보다, 자기 글을 다시 읽으며 본인의 경험을 되찾는 과정에 가깝다. 점수는 그 과정을 보여 주는 눈금일 뿐이다.

 

 

 

 

 

작성 2026.11.03 04:03 수정 2026.11.0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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